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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51) 웃송당 마을인근 기점, 바깥쪽에 있는 밧돌오롬
[오름이야기](51) 웃송당 마을인근 기점, 바깥쪽에 있는 밧돌오롬
  • 문희주
  • 승인 2020.12.24 2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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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주 오롬연구가⦁JDC오롬메니저
◇새롭게 밝히는 제주오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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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오름 앞(남)에서 본 밧돌오름 ⓒ영주일보

- 돌오롬의 돌石은 ‘돌’을 말하는 게 아니라 ‘들’을 말하는 것이다 -

안돌-밧돌-거슨세미-체오롬은 웃송당 마을에 바로 인접하여 있다. 네 오롬은 각각 동서남북으로 포진하여 있는데 안돌, 밧돌 오롬이 앉아 있다면 거슨세미와 체오롬은 길게 누워있다. 2020년 동지 뒷날인데도 안돌오롬은 북적인다. 요즘 제주오롬들 중에서 제일 핫한 곳은 단연 안돌오롬이다. 단체관광이 제일 많은 곳은 새별오롬이지만 승용차 수를 따지면 안돌오롬이 제일 많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안돌오롬이 아니고 안돌오롬 입구의 삼나무지대다.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젊은 연인들이 제주를 보고 왔다하고 안돌오롬 삼나무 밭에서 사진 촬영을 안 하고 오면 제주를 본 게 아니라 할 만큼 안돌오롬은 만원이고 그래서 최근에는 입장료을 받기에 이른 것 같다. 안돌오롬을 오르는데 스피커에서 노랫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안돌오롬이 산자生者들의 오롬이라면 밧돌오롬은 사자死者들의 오롬인 것 같다. 밧돌오롬 일대는 사자들의 무덤이 남쪽자락에 가득하다.

안돌오롬과 밧돌오롬은 쌍둥이처럼 붙어있고(50m 좌우) 닮았다. 밧돌오롬은 웃송당 마을 끝 동쪽에 있다. 그리고 안돌오롬으로 가는 길은 송당서3길인데 밧돌오롬으로 가는 길은 송당 서3길이 끝나는 지점(동쪽)의 웃송당 마을을 벗어나서 마을 길 번호가 없는 시멘트 길을 따라 남쪽으로 나가야 한다. 거기 우측에 보이는 오롬이 밧돌. 그 안에 보이는 게 안돌오롬이고 바로 맞은편에 길게 누어있는 게 거슨세미오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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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당마을(북동)쪽에서 본 밧돌오름 ⓒ영주일보

두 오롬의 안팎을 한라산을 기점으로 해서 안팎이라고 하는 이도 있으나 옛사람들이 동네 안팎에 있으니 한라산을 기점삼지는 않았으리라 본다. 거슨세미가 남쪽의 한라산방향인데 두 오롬은 좌우로 앉아 있어 어느 것이 안이고 밖이라고 말할 수 없는 동일선상에 붙어있다. 그러므로 두 오롬의 안팎은 마을에서 안과 밖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 점에서 마을 안(송당서3길)에서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게 안돌오롬이고 밧돌오롬은 마을에서 보이지 않고 마을길을 벗어나 남동쪽 거슨세미 앞이나 마을 끝 북서쪽으로 와야 보인다.

또한 두 오롬을 돌오롬이라 하고 안돌은 내석악內石岳, 밧돌은 외석악外石岳이라고 하나 이는 아니라고 본다. 밧돌오롬을 올라보면 북동쪽으로 둘러앉은 굼부리는 밀림으로 이루어 졌지만 남쪽과 북쪽으로 둘려있는 말굽형 오롬등성이는 반들반들한 민둥산이다. 안돌오롬은 여기에 하나의 바위도 없지만 밧돌오롬은 크지 않은 몇 개의 작은 바윗돌들이 박혀있는데 이 몇 개의 돌들을 일컬어 돌오롬이라고 부르기엔 좀 과분해 보인다.

돌오롬의 유래는 ➀밧돌오롬 등성이에 돌이 박혀 있어서 돌오롬이고 돌이 없지만 돌오롬 안쪽에 있다하여 안돌오롬이라 하였다는데 그렇게만 볼 수 없다. 하나의 개연성은 ➁안돌오롬, 밧돌오롬이라는 말은 마을 안/밧쪽의 뜰(들)이란 말로 보인다. 그 의미는 아래와 같이 설명해 볼 수 있다. 또한 안밧의 의미는 ➂안돌오롬은 맺힌데 없이 매끄러운 안주인을 닮았고, 밧돌오롬은 남쪽이나 동쪽에서 보면 별로 달라 보이지 않지만 북쪽에서 보는 골짝이와 욱어진 숲을 보면 영락 없은 밧깥주인의 모습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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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돌오름(서)쪽에서 본 밧돌오름 ⓒ영주일보

안돌오롬 주위는 당근, 더덕, 메밀, 판매용잔디 등을 심었는데 작은 밭이 5천평 정도이고 대부분 1만평 이상의 큰 밭들이 주위를 감싸고 있다. 송당에서 낳고 자라 90살 넘는 이모는 말하기를 안돌오롬 안에는 농사를 많이 짓고 그 너머 밧돌 넘어는 구릉과 목초밭들이 많다는 얘기를 확인 하였다. 필자의 이종 누이는 4만평의 안돌오롬 동쪽 넓은 들에 금년에는 1만평의 당근을 심었고 주위에는 윤작하여 더덕을 심는다. 반면 밧돌오롬 너머는 비닐로 목초를 돌돌 말아 우마의 식량을 삼으려고 감싸 논 것과 쌓아둔 엔시레지가 곳곳에 가득하다.

밧돌오롬은 해발로는 조금 낮지만 비고는 오히려 안돌보다도 높고 면적, 저경도 더 큰 편이다. 입구에서 직진하면 안돌오롬이고 우쪽으로 나가면 밧돌오롬인데 이쪽으로 오르는 것이 제일 무난하다. 오롬을 오르는 탐방로는 이전에 야자매트가 깔렸었지만 지름은 모두 녹아버리고 매트를 깔았던 흔적만 보이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매끄러운 잔디나 각단(제주 초가를 지을 때 줄을 꼬는데 쓰는 잛은 황새로)으로 되어서 사방의 조망이 확 뚫려 있기 때문이다.

밧돌오롬 등성이 중간에는 몇 개의 작은 바위가 보인다. 바위 안에는 철쭉들이 소복한데 잎 진 가지에 몇 개의 봉오리가 핑크빛을 올렸다. 지난 가을 찬란하던 꽃향유는 마른 줄기만이 화려했던 계절을 보여준다. 민둥산 정상에는 작은 바위가 있고 그 아래(북쪽)로는 북풍에 시달린 키 작은 후박나무, 가마귀쥐똥나무, 찔래 등이 자리 잡았는데 오른쪽 등성이로 나가는 곳에는 청미래, 인동넝쿨이 엉켜있고 작은 바위에는 줄사철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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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밧돌오름 굼부리(골짝)에 있는 샘터 ⓒ영주일보

밧돌오롬 북동쪽 등성이를 따라 내리막길로 나가면 굼부리 중간에 잡목이 가득하다. 북동쪽 등성이 위에서는 보이지 않던 울창한 숲이 보여 깜짝 놀란다. 이런 민둥산 굼부리 안에 가득 찬 숲이라니 ... 굼부리 중간에는 두 개의 샘이 있고 삼사미터 지름에 어른 키 높이로 돌담이 둘렸고 그 아래로는 시멘트로 길게 우마용 급수장 있으나 지금은 쓰이지 않아서인지 샘에는 조금의 물이 있을 뿐이다. 90난 이모님은 80년 초, 수도시설이 되기 전에는 ‘돌오롬 물을 길어다 먹었다는데 이 물이 마르면 거슨세미까지 물을 찾아다녔다고 하셨다.

울창한 숲에는 윷놀이나무, 때죽나무, 천선과, 고로쇠, 예덕나무가 구지뽕, 보리똥, 찔래가시와 송악줄, 으름넝쿨 등에 얽혀서 남동쪽 등성이로 도저히 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도 가시넝쿨을 해치고 헤쳐서 맞은편 등성이로 나올 수 있었다. 이후에는 꼭 가시덩쿨을 자르고 표를 달아서 밧돌오롬의 진수를 함께 나누고 싶었다.

남쪽에서 보면 거슨세미 우측이 밧돌오롬이고, 좌측이 안돌오롬인데 하나씩 탐방해도 좋으나 하루에 거슨세미-안돌-밧돌 세오롬을 한 번에 탐방 해도 힘에 부치지 않으니 한 번에 탐방해 보기를 추천한다. 또한 북쪽편 골짝이로 탐방하는 코스도 있으니 양쪽편 모두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포근한 겨울, 잠자던 풀들이 꼿꼿하다. 북쪽편 드넓게 펼쳐진 초원을 보면 광활한 대지가 몽골 초원과 비교할 수 없이 아늑하다. 사방으로 감싸인 오롬들이 가슴을 타고 흐르더니 한라를 향해 날아오른다. 훨어얼~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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