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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정원](40) 한담 갯갓길
[시의 정원](40) 한담 갯갓길
  • 양순진
  • 승인 2020.12.29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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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 시인
▲ 장영주 시인 ⓒ영주일보

한담 갯갓길

장영주

인동 장씨 입도 7대손 녹담거사
현감에 오르려 사색했던 갯갓길
장한철 산책로인가 은하로인가
생가 앞뜰에 신화와 전설 낳고
삶의 지침 보여주는 길이다

한라산 열리던 그 때
바닷속 숨겨 놓았던 갯갓길
표해한지 초닷새
백록선자 선마선파
정기 받으려 주문 외며           
별빛 달빛 물빛 흐르는 길
벗 삼아 걸었겠지

바람 불면 부는대로
눈보라 치면 치는대로
들빛 소리 설화 소리
생명 소리 들으며
하염없이 걷고 싶네

파도비 맞아도 좋은 길
혼자 걸어도
연인과 걸어도
붉디 붉은 노을 첩첩이
무지개 다리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한담 갯갓길

양순진 시인
▲ 양순진 시인 ⓒ영주일보

애월읍에 속하는 마을은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각각 특색이 있고 유명한 관광소가 있기에 누구나 사랑하는 마을이다.
  특히 애월은 시인들이 가장 흠모하는 마을로 詩도 많이 짓는다. 정군칠의 '달의 난간- 涯月', 이대흠의 '애월에서', 양순진의 '애월 달빛'. 양대영의 '애월, 그리고' 등등 수없이 많다.

  조그만 해안 마을, 한담엔 <표해록>을 지은 '장한철 산책로'가 있고, 한담공원에 '장한철 문학창작실'이 곧 개관한다고 한다. 한담 해안로를 너무나 좋아하는 나로선 더한 행운이다.
  '맨도롱똣똣'이라는 드라마로 유명해진 '봄날'이라는 카페와 '놀맨'이라는 해물 라면집과 '보말보말'이라는 식당을 유난히 좋아했었다.

  그렇게 아름다운 마을인데 시집을 뒤적여도 '한담'에 대한 시가 없다. 고르다 고르다 발견한 시가 바로 장한철 14세손이신 장영주 선생님의 시다. '읽기 쉽게 쓴 장한철의 표해록'을 출간하신 분이라 한담 사랑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곽지 출신인 선생님은 곽금초 교장 선생님이던 시절, 곽금 올레 곽금 8경을 만들어 제주를 놀라게 하셨다. 어쩌면 '곽지과물해변'이 더 유명하게 된 요인일 수 있다.
  한담로는 곽지과물해변로와 이어져 있는데 특히 기암괴석이 유명하다. 붉은 고래, 악어바위, 고양이바위, 하마바위, 백상아리, 아기 공룡, 코뿔소등 다양한 동물 모습들이다.

  이 시는 장한철 산책로를 수없이 걸으며 누구나 공감하게 되는 시심이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해변, 다양한 식물들이 있고 파도와 노을이 발길을 잡는 길, 나는 곽금초 독서논술강사로 5년 근무하며 출퇴근시 가문동 해안로에서 애월, 한담, 곽지 해안로를 통과했다. 해마다 풍광이 아름다워졌고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그때 받은 잊을 수 없는 감동과 쏟아지는 영감으로 나는 시보다는 동시를 많이 썼다.

  장한철은 정조 때 대정현감을 지냈던 조선후기의 문신이다. 그가 쓴 <표해록>은 '해양문학의 백미'라 불리고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 제 27호로 지정되었다. <녹담집>이라는 작품도 남겼다.
  그런 장한철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담 산책로를 수없이 거닐며 이 시를 탄생시킨 장영주 선생님! 위 시에서 표류하던 장한철이 한라산 보고 외쳤던 '백록선자'는 '한라산 신'을, '선마선파'는 '설문대할망'을 의미한다고 한다.
  바람 속에서도, 눈보라 속에서도, 파도비 속에서도, 무지개 노을 속에서도 들빛 소리, 설화 소리, 생명 소리 듣겠다는 시인의 의지가 강하게 메아리친다.

  누구나 한 번쯤 거닐었을 한담 장한철 산책로, 장영주 선생님의 '한담 갯갓길'이라는 시를 음미하며, 한담 바다가 연주하는 음악을 경청하며, 한담 노을의 춤사위에 다시 한 번 흠뻑 젖어보자. 2020년 한해의 마지막 날을 한담 갯갓길에서 작별과 자축을! [글 양순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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