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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진의 시의 정원](49) 돌 문화 공원
[양순진의 시의 정원](49) 돌 문화 공원
  • 양순진
  • 승인 2021.02.25 10: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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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향 시인
이시향 시인
▲ 이시향 시인 ⓒ영주일보

돌 문화 공원

이시향


저 돌들을 보니 문득
집도 돈도 필요 없고
자연을 벗 삼아
동굴 속에서 도란도란 살던
먼 고인돌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

이해타산 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꽃이 피던 때로 가서
서로 밟고 올라서야 하는
관계를 버리고
저 돌 안으로 들어가
고인돌이나 되어보고 싶다.
 

양순진 시인
▲ 양순진 시인 ⓒ영주일보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로 마음도 경제도 힘들지만 그럴 때마다 홀로 숲이나 바다를 찾는다. 잠시잠깐이지만 나무, 돌, 풀, 물 등과 마주하며 '위기는 늘 있었고 극복도 늘 있었다'고 자위하며 새삶을 꿈꾼다.

  돌문화공원은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 인류가 이루어 놓은 신화, 역사, 문화, 민속, 자연을 한눈에 담아낼 수 있는 대형 공간이다. 설문대할망 신화와 삼성신화, 그리고 전시공간을 재배치해서 돌, 흙, 나무, 쇠, 물 등 다섯 가지 테마공원으로 재탄생 된다니 이번 주말, 다시 찾고 싶다.

  돌들을 보며 옛날을 회고하고 다시 미래를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집도 돈도 필요 없던 선사시대 사람들이 살던 동굴이나 바위그늘에서 자유의 향기도 맡아보고, 고인돌 선돌을 보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하여 깊은 사념도 해보고 제주 전통 초가 마을을 재현한 돌한마을에서 세거리집, 밀방앗간도 기웃거려 보고, 제주의 성문 지키던 돌하르방에게 우리의 마음가짐 의논해봐도 좋겠다.

  그러면 '이해타산도 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꽃이 피던 때로 가서/서로 밟고 올라서야 하는/ 관계를 버리고' 좀더 밝고 끈끈한 미래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바농오름과 큰지그리오름 자태를 마주하며 우리들의 침묵과 인내에 대하여 토닥거릴 수 있을 것 같다.

  전설로 가는 '하늘 연못'과 지하로 가는 '돌박물관' 경계선에서 우리는 우리들의 잃어버린 얼굴과 시간과 지혜와 삶의 이유를 건져올릴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떠나자, 그곳이 어디든! 떠나간 그곳에서 만난 돌에도 스며보고, 나무에도 스며보고, 하늘 구름에도 얹어보고, 바람에도 안겨보며 다가올 알싸한 봄과 재회해보면 어떨까. 코로나 이전의 봄보다 더 뜨겁게 껴안기를! [글 양순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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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향 2021-03-10 17:55:06
좋은 곳에
시를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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