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김민수 칼럼]
[김민수 칼럼](4)칠성장어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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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22  17: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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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수 시인
칠성장어의 입

-김민수-

턱이 없이
달랑 긴 몸뚱이 하나뿐인 것들이
수족관 유리창에 매달려 뻘겋게
큰 입을 벌리고 있다.

그 입은 총알같이 뾰족하며
입안 가득 톱니 같은 이빨이 있어
몸집이 큰 노예들의 살점을
순식간에 먹어치웠다는데

로마귀족 베디우스 폴리오는
자신의 집 연못에 칠성장어를 가득
채워 놓고 실수를 한 노예가 생기면
연못 안으로 밀어 넣어
칠성장어들이
노예의 살을 뜯어 먹는 것을 보고 즐겼다는데

열꽃처럼 붉은 칠성장어의 입안 가득 바글거리는
노예들의 살점이 뜯겨지고
피를 빨아 먹는 걸 즐기던
베디우스의 아름다운 이성(理性)이 핏빛으로 물들어도
칠성장어의 이빨은 습관처럼 자라나
아가미에 있는 일곱쌍의 구멍에선
검붉은 핏물이 흘러 넘쳤다는데

낯선 노예들의 비명이 몰고 온 널부러진
구름이 ㄱ역자로 구부러진 사각의 유리창에 매달려
가뿐 숨을 몰아내고 있는 저녁까지도
달랑 긴 몸뚱이 하나뿐인 것들이 뻘겋게
큰 입을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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