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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우 칼럼](11) 森林의 木과 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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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02  14: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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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우 시인
     
 
모두가 나무이다. 木이란 땅에 뿌리를 박고, 가지를 하늘로 뻗은 형상을 말한다. 이것이 서로 마주 서 있으면 마을 가까운 林이 되고, 셋으로 겹쳐 쌓이면 깊은 산중의 森이 된다. 옛날에는 마을 인근의 나무는 땔감으로도 써야했다. 자연 가지치기가 되어서 林으로 곧게 자랐을 테지만, 깊은 산속의 나무는, 말 그대로 가시덤불 제멋대로 엉킨 울창함이다. 그런데 이 나무뿌리에 불알 한 개를 달면 근본이라는 뜻으로 쓰는 글자, 本이 된다. 근본은 곧 뿌리이다.

속언에 남자라면 ‘세 뿌리를 조심하라’ 했다. 입뿌리, 손뿌리, 좆뿌리! 말할 것도 없이 말조심하라, 도적질하지 말라, 외입하지 말라! 가히 금언 중에 금언이 아닌가. -필자 또한 여기에서 두 가지를, 어긴 사실이 있었으므로 자유롭지 못하다.- 얼마 전,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때를 되돌아보자. 어떤 인사는 입이 방정이어서 망했고, 어떤 인사는 재물을 탐한 게 들통이 나 망했고, 또 어떤 인사는 그 좆뿌리 땜에 망하는 꼴을, 우리는 익히 보아온 터이다. 공ㆍ맹자를 들먹거리지 않아도, 소크라테스ㆍ플라톤을 들먹거리지 않아도, 무식하지만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도 우리는, 지혜로운 말씀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 또한, 그 바탕에는 이 세 가지의 원인, 이유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 우리는 보도를 통하여 잘 알고 있다. 국가 근간을 흔들어 놓은 당사자가 불귀의 객이 되었으므로 망자에게는 미안한 일이나, 그를 통해 우리 산업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만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아마도 이 사건 또한 1963년의 미국 대통령「존 F 케네디」암살사건과 같은 미궁이 될 것만 같다. 이런 예감은 누구나 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다는 이유가, 어쩌면 ‘그들’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족속들의 출구전략일지 모른다.

나무는 나무를 의지하며 살고, 나무는 나무를 키우며 산다. 드센 태풍이라 해도 그들 스스로가 뭉쳐서 무력화하며, 또 그들은 굴광성이기 때문에, 오로지 하늘을 향할 뿐이다. 곧게 자란 나무들의 林과, 가시덤불 마구 뒤엉킨 나무들의 森과는 구별이 된다. 林은 제목으로써 동량(棟梁)이 되겠지만 森嚴함의 森은 말 그대로 불통이다. 林은 ‘쓰임’을 가졌으므로 변화하겠지만, 森은 불태워버리지 못하는 한 불변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불알’이다. 本의 불알은 남자이며 아버지이며,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된다. 불알은 곧 본질이며, 정체성이며, 조상인 것이다. 결국 이것을 망각한 결과가 7ㆍ30 보선에서 대패한 야당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첨단문명의 세계를 살자면 변해야 산다. 당연하다. 하지만 변함이 없는 데에서 변화해야 하고, 변화하면서 발전해 나가지만 그 근본은 지켜야 하는 것이다. 꼿꼿하지만 태풍에는 흔들려야 하는, 한라수목원의 울창한 소나무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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