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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으로 가는 길...‘화해’와 ‘상생’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
‘저승’으로 가는 길...‘화해’와 ‘상생’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
  • 김수성 기자
  • 승인 2018.04.13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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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광흡 극단 이어도 대표
극단 이어도, ‘귀양풀이’ 대한민국연극제 참가 오는 6월 23일 공연...
▲ 김광흡 극단 이어도 대표 ⓒ영주일보

영주일보는 13일 지난 3월 20~21일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열린 제주예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본선 진출권을 따낸 극단 이어도 김광흡 대표를 김수성 사회부장이 만나 보았다. [편집자주]

 

극단 이어도(대표 김광흡)가 제주 4·3을 소재로 한 창작 초연작 ‘귀양풀이-부제: 집으로 가는 길’을 가지고 오는 6월 15일부터 7월 2일까지 대전에서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참가한다.

극단 이어도는 지난 3월 20~21일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열린 제주예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6월 23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공연을 앞두고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극단 이어도를 찾아 김광흡 대표를 만났다.

 

▷ 대표님과 극단 이어도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극단 이어도는 1978년 창단 이래 제주의 연극발전과 저변확대 그리고 제주의 예술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꾸준히 노력해 온 극단이다.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며 올해는 특히, 창단한지 40주년을 맞이하는 해여서 그 의미가 더욱 뜻깊다 하겠다.

대표를 맞고 있는 입장으로선 선배님들이 열어주신 길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고 열심히 닦아서 후배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게 무엇보다 급선무라 생각하고 그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 극단 이어도가 이번에 대한민국연극제 본선에 진출하시는데 처음인가요. 창단이후 수상실적은?

▲ 대한민국연극제는 올해가 3회째인데 극단 이어도가 대한민국연극제에 참여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연극제 명칭을 사용하기 전까지는 전국연극제라는 명칭을 사용했는데 33회가 치러진 전국연극제 기간 동안 극단 이어도는 8회를 제주대표로 참가하여 단체상으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대한민국연극제에 참가하는 극단 이어도 김광흡 대표와 김수성 영주일보 사회부장(사진 오른쪽) ⓒ영주일보

▷ ‘귀양풀이-부제: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작품으로 참가하시는데, 이 작품의 창작 동기는 무엇인가요?

▲ 제가 나고 자란 이호동(이호리)은 4·3당시 380여 명 이상이 희생되며 많은 이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긴 역사가 있는 동네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자라오면서 그러한 얘기를 간헐적으로만 들었을 뿐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때 나는 어떤 집안의 양자가 되어 있었고 그 이유는 4·3때 그 집안 남자분들이 4분이나 한꺼번에 돌아가셔서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는 그 집안의 양자로 결정돼 있었다. 이러한 일들을 겪으면서 부모님과 어른들에게 4·3에 대해서 여쭤볼 때마다 “넌 몰라도 된다” “알앙 뭐헐티” 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대학에 들어 가셔야 조금씩 4·3을 알게 되었고 내가 처음 연극을 시작하면서 이러한 역사는 반드시 내가 연극무대에 올려야지 하는 마음이 이번 작품 “귀양풀이”의 창작동기라 할 수 있겠다. 제주시 이호동에서 벌어진 4·3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역사 속 남겨진 이들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평안을 얻을 수 있었는데, 연극에서도 이를 녹여내 주인공이 ‘죽음’과 ‘저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화해와 상생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

▷ 작품 제목을 ‘귀양풀이’로 정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까?

▲ ‘귀양풀이’는 장사(葬事)를 마치고 난 뒤에 집에서 벌이는 굿을 말한다. 귀양은 사람의 죽음에서부터 장례 절차 전반에 걸쳐 생길 수 있는 부정에 의탁해 제의를 받아먹는 신이다. 귀양풀이는 이러한 귀양을 풀어주는 의례로서 장례절차에 따른 잘못과 온갖 나쁜 기운을 풀어내고 죽은 영혼이 이승의 한을 버리고 저승까지 무사히 안착하기를 기원하는 굿이다. 제가 이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가 4·3때 가해자와 피해자의 접점을 이해하고 그 토대위에서 제주도민의 화해와 상생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취지에서 귀양풀이라고 정했습니다.

▷ 이번 작품이 줄거리를 간략히 말씀해준다면...

▲ 이야기는 문정순을 태운 상여가 마을 언덕을 넘다가 꼼짝하지 않으면서 시작된다. 정순의 과거와 꿈 속 장면이 펼쳐지면서 정순을 데려가려는 원혼들의 이야기와 제주4·3 당시의 수난과 고초가 나열된다. 문정순의 딸인 지선은 귀양풀이 굿을 통해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고 상여가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내용이다.

▷ 이번 작품을 직접 쓰고 연출을 했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요?

▲ 개인적으로 4·3 희생자의 유족으로서 글을 쓰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우리 동네 이야기 우리 집안 이야기로 작품을 올린다는데 대한 부담이 컸다. 하지만 4·3은 내가 꼭 풀어야할 숙제였기에 숙제를 풀어간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준비 했다. 올해 초에 초고를 완성하고 단원들과 함께 연극을 준비하며 많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촘촘하게 줄거리를 엮을 수 있었으며 공연 구성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런 의에서 이번 작품에 참여해준 배우와 스텝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느낀다.

▷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 연극을 흔히 종합예술이라 표현 하는데 연극에서 소홀히 여기는 부분이 있어서는 좋은 작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무대, 조명, 음악, 효과, 센드아트(영상), 악사, 배우들 간의 앙상블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는게 대답일것 같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무대는 단순하게 표현 하였고, 조명은 튀지 않게, 음악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효과는 강하게, 센드아트는 상징성과 구체성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했고, 배우는 인물의 성격을 잡는데 집중했다.

▷ 이 작품을 통해 도민들에게 던지고 싶은 화두는 무엇인지요?

▲ 4·3은 이념의 역사이고 단절의 역사이며 고통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70년이 지난 현재 우리로선 가해자와 희생자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 접점 위에서 화해와 상생을 이야기 하고 그 접점 위에서 4·3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4·3이 현재에 또 다른 갈등의 역사가 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믿는다.

▲ 극단 이어도, ‘귀양풀이’ 제주예선대회 모습 ⓒ영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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