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신태희 칼럼]
[신태희 칼럼](56)백 마리 나비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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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7  10: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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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주 作 ⓒ영주일보

백 마리 나비 떼
-1983

-신태희-

한겨울, 백 마리 나비가 날아왔다
목화솜 위에 사뿐히 앉은 황홀하여 차라리
어지러운 날개, 눈이 시렸다
나비 한 마리마다 엉긴 실의 숨결과 살결을
더듬어보니 손끝이 뜨거웠다

명찰집 시다가 부업으로 한다던 수놓인 이불보는 그 겨울 우리 동네 히트상품이었다
박박 소리 나던 바닥난 금슬도 나비처럼 다시 날아든다고 여기 저기 이쁜이 수술 대신 주문이 폭주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여자 락스를 마시고 죽었다고 수군거리던 골목길 아주머니들 알고 보니 그 명찰집 사장 딸 하나 낳고 살던 여자였다고 본처한테 머리끄덩이 잡혀도 사장은 짐짓 모른 척 했더라고 그 여자 손길이, 눈길이 수백 번 맴돌았을 백 마리 나비이불 목까지 끌어당기고 자던 밤들, 끝끝내 다 세어보지 못한 나비들

나비에게 집이 없다는 것을 몰랐다
친구인 꿀벌은 집이 있는데
머무를 곳이 없는 나비는
이 꽃,  저 꽃으로 날아다닌다
모두들 예쁘다, 예쁘다 하지만*

*드라마시티 '마녀재판' 중에서 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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