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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숙 시인, 세번째 시집 '한나절, 해에게‘ 펴내
양민숙 시인, 세번째 시집 '한나절, 해에게‘ 펴내
  • 유태복 기자
  • 승인 2019.02.04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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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숙 시인
▲ 양민숙 시인 ⓒ영주일보

양민숙 시인의 세번째 시집 '한나절, 해에게‘가 세상에 펴내 빛나고 있다.

양 시인은 ‘자서’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며 “서로의 비밀은 언제나 시간 안에 갇혀 있고 이토록 혼자인 내가 잃어버린 우리를 찾고 있다”며 책머리에서 밝히고 있다.

이번에 펴낸 시집에는 제1부 ‘머물다 가는 것들’편에 ‘머물다 가는 것들’외 11편, 제2부 ‘누군가에게 마음을 읽히고 싶은 사람들’편에 ‘초겨울, 애기동백’외 11편, 제3부 ‘스르륵 가슴이 울렁이는 소리가 들려요’편에 ‘늦은 오후’외 11편, 제4부 ‘풍경이 되던 그날, 그 자리의 온도’편에 ‘실’외 11편, 제5부 ‘그들에게 내어줄 내 몸 한 쪽을 쳐다보고’편에 ‘부고’외 11편 등 60편의 시와 고성기 시인의 해설이 수록됐다.

고성기 시인은 “양민숙 시인의 모든 사유는 ‘관계’에서 출발한다”며 “파란 하늘에 구름이 흘러가도, 산 속 깊은 계곡의 물소리가 그윽해도 어머니가 끓여준 된장 찌개가 구수해도 깊이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양민숙 시인은 이런 사소한 것에도 시선이 머물고 귀 열어 듣고 맨살로 느끼는 것이 범상치 않다”고 평했다.

양민숙 시인은 1971년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출생, 2004년 ‘겨울비’외 2편의 시로 ‘시사문단’에서 등단, 2009년 시집 ‘지문을 지우다’, 2014년 ‘간혹 가슴을 연다’ 등을 발간했다.

양 시인은 한수풀 문학회, 운앤율동인, 제주문인협회 회원이면서 2019년도 제주문인협회 사무국장으로 뽑히는 등 활발한 문학활동을 펼치고 있다.

양민숙 시인의 시집 '한나절, 해에게',  파우스트 발행. 값9,000원.
▲ 양민숙 시인의 시집 '한나절, 해에게', 파우스트 발행. 값9,000원. ⓒ영주일보

어머니의 시간


어머니는 납작해진 배를 본다

아들이 아기였을 때 어머니는 자장가를 불러주었지
낮은 음계에 맞춰 배를 일정간격으로 두드리는 손장단
이제 아들이 아닌 어머니의 배를 두드린다
이미 납작해진 어머니의 배는
마른 가죽으로 뒤덮여 있어
퉁퉁 소리가 아닌 탁탁 소리가 난다
정체를 밝히지 않은 뱃속의 이물감은
낡은 신경을 자극해 오늘이 헛헛하고
어머니는 매일
납작한 배를 두드리고 긁어내리며
바짝 자른 손톱에 핏물을 묻힌다

알 수 없는 어머니의 배앓이는며느리를 ‘아주망’이라 부르는
절정에 다다라서야 나았다

치매 한 방울이 뚝 떨어진 자리에
한 장 한 장 기록되어진
어머니의 시간이 뭉개지고
추억은 흘러내려 흩어지고 희석되어
오염되기 전 흰색 바탕으로 남아있다

어머니는
납작한 배를 보지 않고
두드리지 않는다
이제 악몽을 꾸지 않는다
웅크린 채 방을 만든다
아들의 아기가 되어간다


양민숙의 시 ‘어머니의 시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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