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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제주 목축문화와 들불축제
[기고]제주 목축문화와 들불축제
  • 영주일보
  • 승인 2019.03.1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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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돈 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농촌지도사
이성돈 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농촌지도사
▲ 이성돈 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농촌지도사 ⓒ영주일보

지난 2월 9일, 제주 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들불놓기의 장관을 연출하는 가운데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린 제22회 들불축제가 막을 내렸다. 1997년부터 시작한 제주들불축제는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최우수축제로 선정됐고 2016년부터 4년 연속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을 수상하는 등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 들불축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제주의 전통 목축문화에 대한 부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싶다.

예전의 제주농업은 화산회토로 토질이 척박하고, 물을 가두어 농사에 활용하기가 어려워 보리, 콩, 조, 메밀 등 척박한 토양에서 재배 가능한 작물들을 재배하였으며, 고려시대 이후 우경(牛耕)이 점차 확산되면서 목축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경운기 등 농기계가 보급되기 전인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소는 농가마다 1마리 이상을 키웠고, 소를 이용해 밭을 갈았고, 수확한 농작물을 운반하는 등 제주농업의 역사와 맥을 함께해온 중요한 존재였다. 농한기인 여름에는 소들을 중산간 들녘 초지에 방목하고, 가을이 들면 다시 소를 집으로 데려왔다. 소를 키우는 농가들은 농한기에는 농가들이 서로 번갈아 가며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초지를 찾아 방목을 했었다. 또한 겨울이 들기 전에 목초지대에서 겨울철 소의 양식인 촐을 베어 사료로 활용하였다. 이때 초지에는 진드기 등 각종 병해충, 초지 작물 이외의 잡풀 등이 남아 있어 이를 없애고 이듬해 봄에 좋은 새 촐이 돋아나도록 중산간 목초지인 들녘에 불을 놓기도 했었다. 또한 불에 탄 재는 새로 솟아나는 사료 작물들이 잘 자랄 수 있게 하는 천연 비료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렇게 들불축제는 옛 제주 선인들의 목축문화인 들불 놓기에서 기원한다. 이러한 제주 목축산업의 목초지 불 지피기 전통이 현재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하여 지금의 제주들불축제의 유래가 되는 것이다.

1997년 이래 20여년 동안 들불 축제를 치르면서 오름 불태우기는 세계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지만, 나머지 프로그램은 축제의 상품적 가치로 봤을 때 변하는 게 없다는 전문가들의 예리한 지적과 함께 ‘전통 문화를 연계하지 못하고 레이저쇼나 불꽃놀이 등 역사성과 전통 계승이 퇴색되고 있다’고 꼬집는 부분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제주들불축제가 지속적으로 국민적인 축제로 사랑받고 세계적인 축제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예전의 우리 제주 목축문화를 계승하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정월대보름을 중심으로 제주 들불축제와 유사한 축제가 전국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제주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제주들불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의 발돋음을 위해서는 제주의 농업역사의 한 부분인 목축문화의 전통을 계승하여 제주만 창출해 낼 수 있는 특색 있는 농업문화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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