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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유엔본부서 "제주 4·3 학살 미국이 책임있다"
강우일 주교, 유엔본부서 "제주 4·3 학살 미국이 책임있다"
  • 양대영 기자
  • 승인 2019.06.22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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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훈 이사장, “미국정부 일언반구 없이 계속 침묵 지키고 있다” 역설
유엔 4‧3심포지엄 “미국의 역할과 책임문제” 중점 거론...150명 참석 성황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사진오른쪽)
▲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사진오른쪽) ⓒ영주일보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는 “제주4·3은 미국과 한국 정부 당국이 저지른 인권과 인간 생명에 대한 대대적인 위반이자 범죄였다”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는 20일(현지시간) 오후 3시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주4·3의 진실, 책임 그리고 화해'를 주제로 열린 인권 심포지엄에서 4·3 미국 책임론을 부각하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존자들, 특히 희생자 유가족 등은 미국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해 주기를 염원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는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강창일 국회의원실,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 주관했다. 이 심포지엄은 유엔 외교관과 38개 국내외 협력단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 회의장을 꽉 메운 성황리 속에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강 주교는 "2차 대전 종전 후 미국정부는 아시아에서 공산주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을 우려했고 임시 미군정은 국가를 통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질렀다"고 일제 해방 직후 국내 상황을 설명했다.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사진오른쪽)
▲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사진오른쪽) ⓒ영주일보

그는 "미군은 섬 주민 전체를 소련과 연결된 빨갱이 반역자로 간주했다"면서 "미군 지도부의 오해와 편견, 오판으로 도민 전체가 그들에게 등을 돌려 결국 3만명에 이르는 도민 학살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민 대부분은 정치이념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농민이었음에도 미군은 주민들을 그저 좌익으로만 취급했다"면서 "경찰정보부가 제공한 잘못된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한 미군 지도부는 제주의 모든 좌익 운동을 철저히 진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정책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승만에 의해 계승됐다"면서 "처형과 학살을 저지른 이들은 한국경찰과 한국군이었지만, 정책을 수립하고 명령을 이행한 이들은 미군 지도부였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역할과 책임문제는 이 행사를 준비한 제주4·3평화재단 양조훈 이사장의 인사말에서 포문을 열었다. 그는 “4·3의 참극은 미국과 한국정부가 동시에 책임이 있는데도 한국정부는 대통령이 공권력의 잘못을 인정해서 세 번이나 사과했으나 미국정부는 일언반구도 없이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어서 미국 지식인과 언론의 각별한 관심을 호소한다”고 역설했다.

'제주4·3의 진실, 책임 그리고 화해'를 주제로 열린 인권 심포지엄.
▲ '제주4·3의 진실, 책임 그리고 화해'를 주제로 열린 인권 심포지엄. ⓒ영주일보

4·3당시 북촌학살사건의 유족인 고완순 할머니는 일가족 6명의 피해 상황을 증언한 뒤, “유엔은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라고 들었다”면서 “유엔의 설립 취지에 맞게 미국이 4·3의 진실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의 토론을 통해 4·3 참상의 진실과 미국 책임문제를 다루기 위한 국제위원회 발족 등 연대의 필요성과 유엔 기록보관소의 자료 검색, 워싱턴DC에서의 4·3심포지엄 개최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제주에서 참석한 정현서 군(대정고)과 강혜민 양(신성여고)은 “4·3정신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사회는 보다 더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 심포지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4·3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오후6시30분부터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대강당에서 리셉션이 이어졌는데, 뉴욕주 출신으로 연방 하원의원 23선의 최다 기록을 세운 전설같은 인물인 찰스 랭글 전 의원과 한미 외교의 가교역할을 해온 코리아 소사이어티 토마스 번 회장 등이 참석, 축사를 해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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