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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이 시선집 『제주야행濟州夜行』 발간
김순이 시선집 『제주야행濟州夜行』 발간
  • 유태복 기자
  • 승인 2019.07.03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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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이 시인
▲ 김순이 시인 ⓒ영주일보

김순이 시인이 ‘서늘하도록 아픈 서정시의 우물’과도 같은 시선집 『제주야행濟州夜行』을 펴내 시향기로 세상의 빛을 내고 있다.

김순이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시골로 이사 온 지 5년, / 새소리가 아침잠을 깨우고 / 어느 문을 열어도 초록세상이 안겨온다. / 두말없이 무릎 꿇을 수 있는 것들과 함께 지낸다. / 민들레 채송화 산수국 쑥부쟁이 노랑어리연꽃...... / 이들과 눈 맞추며 사는 / 나에겐 / 오늘 하루가 시다”며 “올 오월 수선화올레에서” 밝혔다.

이번에  펴낸 『제주야행濟州夜行』에는 ‘시인의 말’을 시작으로 제1부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편에 ‘교래 들판을 지나며’외 17편, 제2부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을 향하여’ 편에 ‘가야할 길이 멀고 먼 나는’외 18편, 제3부 ‘미친 사랑의 노래’ 편에 ‘앓고 있는 너에게’외 16편, 제4부 ‘초원의 의자’편에 ‘카뮈 그리고 나’외 14편, 제5부 ‘오름에 피는 꽃’ 편에 ‘정신의 그믐’외 10편 등 80편의 서정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시집의 말미에는 허상문 교수의 해설 ‘바다로 떠나지 못한 시인의 비가(悲歌)’, 그리고 시인의 살아온 ‘김순이 연보’ 순으로 실려 있다.

허상문(영남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그동안 김순이 시인은 ‘제주 바다는 소리쳐 울 때가 아름답다’외 여러 시집을 출간하면서 제주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자리하고 있다”며 “한 시인이 시선집을 발간한다는 것은 자기 시의 총체적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시도이다.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도 시인의 모습을 보다 깊고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된다”고 높게 평하고 있다.

김순이의 시를 좋아하는 독자 상현숙 씨는 “김순이 시는 존재니 자아니 시간이니 하는 꼬이고 꼬인 철학적 말들 대신 아픔과 슬픔과 그리움과 바다와 미역과 꽃들이 있어서 좋다”며 “그런 것들이 그대로 살아서 비수처럼 마음을 쿡 찔러버리기도 하고 미역 한쪽 입에 넣은 듯 비릿한 짠 내가 나기도 한다. 그리움과 애절함이 하늘하늘 거리는 게 아니라 서늘하도록 아프지만 그래서 크고 깊고 장쾌하기까지 하다”라고 말했다.

김순이 시인은 제주시 삼도동 출생, 이화여대 국문과졸, 1988년 계간 <문학과 비평>에 시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외 9편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일찍이 제주여고시절부터 학생잡지 <학원>에 매달 작품이 뽑혀 발표되다가 1964년 제8회 학원문학상에 응모 산문 「사마귀」로 본상을 수상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남다른 결혼으로 마흔 살이 지나 등단해서 좀 일찍 등단한 시인에 비하면 지각한 시인이다. 그는 1989년 시집 『제주바다는 소리쳐 울 때 아름답다』, 1990년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을 향하여』, 1991년 『미친 사랑의 노래』등을 연이어 시집을 발간하면서 시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2013년 제21대 제주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2014년 오래 근무했던 문화재청 문화재감정관을 사임하고 성산 시골로 이사해 꽃을 가꾸고 책과 벗하며 살고 있다.

김순이 시선집 『제주야행濟州夜行』, 도서출판 황금알, 값 15,000원.
▲ 김순이 시선집 『제주야행濟州夜行』, 도서출판 황금알, 값 15,000원. ⓒ영주일보


    어떤 꽃
 

어떤 꽃은 돌 속에 핀다
뿌리도 없이 잎도 없이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서
다만 스스로를 위해서

드러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춰지기 위해서
다만 감춰지기 위해서

시간도 계절도 개의치 않은
어떤 꽃

가만히
혼자서
스스로 갇혀서
소리와 빛깔과 향기를 손뜨개질한다

오, 그 깊숙한 기쁨!


- 김순이의 시 ‘어떤 꽃’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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