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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기고]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 영주일보
  • 승인 2019.12.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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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수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고민수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 고민수 서귀포시 해양수산과 ⓒ영주일보

물속에서 숨을 오래 참는 특별한 체질을 가지고 태어나 물질을 하는 해녀는 없다. 다만, 바다속에서 오랜 세월동안 숨을 참으면서 전복․소라를 채취하다보니 해녀들의 이미지가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잠수하는 것으로 보일뿐이다.

이런 보통사람들인 해녀들이 바다에서 물질을 할 때는 바다에 대한 지식과 물질기술만 가지고 어떠한 기계나 장비도움 없이 맨 손으로 조업을 하기에 언제 어디서든 사망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제주해녀 숫자도 1966년에 제주도 전체 24,268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감소하면서 현재는 제주도 전체 3,898명(서귀포시 1,629명)이 현직에서 물질작업을 하고 있다. 이마저도 70세의 이상의 고령해녀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현직에서 물질하는 해녀가 2,000여명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녀수가 줄었다고 해서 해녀 개인별로 생산 몫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 마을어장내의 채취할 수 있는 유용수산자원의 감소로 그나마 자원이 있는 깊은 바다로의 물질조업 때문에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수입을 위한 무리한 작업으로 매년 물질조업중 4~6여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작년 11월 대정읍 한 어촌계에서 해녀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에서 서귀포시장으로 취임한 양윤경 시장께서는 “어떤 직업이든 간에 사고는 발생하고 다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수든, 욕심이든 어떠한 경우라도 사망사고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라고 내게 특별히 당부하셨다. 이후로 생계를 위해 체질화된 해녀들의 무리한 물질조업을 막기 위해 고령해녀수당을 지원하고, 올해부터는 은퇴수당을 신설하여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작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해녀안전지킴이 장비를 현직 해녀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때문인지 작년 11월 해녀사망사고 이후 올해 11월까지 단 1건의 해녀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상당한 노력을 했다고 자부했으나 12월에 고성신양어촌계에서 주변을 애타게 하는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이는 필시 죽기 보다 힘들어도 그래도 가끔은 태양이 비추고, 아름다운 눈도 내리고, 주위분들과 거친 음식이지만 나누어 먹으면서 깔깔 웃기도 하고, 잘 나가는 친구를 다른 친구들과 함께 질투와 시기도 하면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들의 재롱을 볼수 있어서, 그래서 여기 지금이 좋은 것이라고 옛 어른들은 그렇게 말씀하신게 아닌가 싶다.

“해녀 어머니, 이모, 삼촌들 자식 새끼덜 빛나는 인생 만들어 줘시난 이제는 할 일 다한 거 아닌가 마심? 더 무슨 영욕을 바라면서까지 물질허잰 햄수과? 그 고되고 힘든 위대한 삶을 걸어심에 이제랑 놀멍 쉬멍 물질하곡 그 무거운 허리에 찬 납덩이 내려 놓아거네 아직 다 하지 못한 걸랑 아쉬움으로 남기게 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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