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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렴, 마음속의 여유당(與猶堂)
[기고]청렴, 마음속의 여유당(與猶堂)
  • 영주일보
  • 승인 2019.12.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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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서귀포시 대정읍사무소
이종찬 서귀포시 대정읍사무소
▲ 이종찬 서귀포시 대정읍사무소 ⓒ영주일보

내가 공직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듣고 또 그 의미를 계속 생각해 본 단어가 있다. 바로 ‘청렴’이다. 물론 청렴은 공무원으로서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덕목이고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교육, 캠페인운동 등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공무원인 내가 많이 들을 수밖에 없는 단어이기는 하다. 하지만 공직사회를 벗어나 일반 시민인 지인에게 물어봐도 최근에 어디서인지는 모르지만 청렴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익숙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왜 그럴까?

그동안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애쓰신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가장 주된 요인이겠지만 내가 한가지 이유를 더 꼽아본다면 바로 ‘청렴’의미의 확대가 아닌가 싶다.

예전에 말하던 청렴의 의미는 ‘반부패’ 와 동일했다. 누구나 기억하는 도덕교과서의 청백리처럼 많은 관리들이 받는 뇌물을 받지 않고 공정한 일처리를 하였다는 것은 과거에는 매우 ‘청렴’한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청렴은 단순히 공무원의 비리를 저지르지 않았다 가 아니라 공무원의 일처리의 전반적인 것들이 괜찮은가 까지 의미를 아우른다. 예를 들면 민원인에게 친절한가, 업무에 책임감을 갖고 추진 하는 가부터 적극적으로 일처리를 하는가 까지 모든 것이 청렴의 평가대상이 되기 때문에 사실 공무원 입장에서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이때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정약용 선생님의 ‘여유당’이라는 당호(堂號)에 얽힌 이야기다.

여유당(與猶堂)은 <노자>에 나오는 “머뭇머뭇 하노라(與), 겨울 시내를 건너 듯, 조심조심 하노라(猶), 사방을 두려워 하듯” 이란 글귀에서 따왔으며 그 의미는 대개 겨울 시내를 건너려는 자는 추위가 살을 에므로 그야말로 부득이하지 않으면 건너지 않고, 사방을 두려워하는 자는 엿보는 시선을 의식해 그야말로 부득이 한 일이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 중 부득이 한 일이 아니면 그만두고, 부득이 한 일일지라도 남모르게 하는 일은 그만둔다는 의미이다.

그의 수필에 따르면 정약용 선생은 스스로 ‘병’이라고 생각하는 부분, 마음이 끌리는대로 곧장 두려움 없이 나가는 부분을 고치기 위해 ‘여유당’이라는 호를 지어 집 문 위에 현판으로 써 놓고 매일 보았다고 한다. 이처럼 조선후기의 대학자이며 목민심서를 통해 공직자의 덕목과 마음가짐을 이야기하던 선생조차도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되돌아보며 행동을 신중하고자 노력하는데 공무원으로서 내가 매사에 청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면 이는 오만일 것이다.

정리하자면 최근 점점 넓어지는 청렴의 의미처럼 그것을 수행하는 과정도 단순히 획득되어지는 것이 아닌 점차 나아지기 위한 노력 그 자체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매일 현판을 보며 스스로를 되돌아보았던 정약용 선생처럼 앞으로 공직자 모두가 마음속에 자신만의 ‘여유당’을 써 놓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그렇게 매일 노력하였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청렴’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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