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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롬이야기](15) 정의郡 성邑 쥐시子時 방향 끝尾의 지미오롬
[오롬이야기](15) 정의郡 성邑 쥐시子時 방향 끝尾의 지미오롬
  • 영주일보
  • 승인 2020.05.2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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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주 오롬연구가·JDC오롬메니저
새롭게 밝히는 제주오롬 이야기
바다건너 하도리 동동에서 본 지미오롬 여름
▲ 바다건너 하도리 동동에서 본 지미오롬 여름 ⓒ영주일보

구좌읍의 오롬들 중에 해변의 오롬으로는 종다리(종달리는 행정명임) 지미오롬과 알오롬, 김녕리의 괴살미, 삿갓오롬 4곳이 있다. 그 중 알오롬은 제주 올레 1코스에 포함되어 있고 지미오롬은 올레 끝인 21코스에 들어 있다.

지미오롬은 지미봉地尾峰, 지미악岳, 지미산山, 지미봉只未峰 종달봉終達峰 등 다양한 이름이 있다, 그 중 地尾봉-악-산은 같은 말이다. 제주에서 산은 한라산만을 말하며 그 외는 산, 메, 미, 모두가 오름을 말하는 것이다. 지미地尾는 ‘땅끝’이란 말로 전남 우수영 ‘땅끝’과 같은 의미이다. 왜 여기를 ’땅끝‘이라했을까?

제주의 머리를 한경면 두모리頭毛里라 하면 꼬리를 지미오롬으로 보았다. 지미는 꼬리(1960년 진성기)로 ‘제주마을명칭’을 연구한 오창명 교수는 “이는 민간 어원설에 불과하며 국립지리원에서도 한자에 의한 견강부회牽强附會(근거가 없고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억지로 끌어대어 맞춤)이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제주오롬 명칭의 잘못을 밝히려 오롬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지미오름의 기원은 “종달리가 정의군에 속하던 때 정의군 성읍城邑기점 동쪽 끝을 지미봉으로 본 것이다. 지미는 12지간 시(1.자子/쥐, 2.축丑/소, 3.인寅/범, 4.묘卯/토끼, 5.진辰/용, 6.사巳/뱀, 7.오午/말, 8.미未/양, 9.신辛/원숭이, 10.유酉/닭, 11.술戌/개, 12.해亥/돼지) 중 자시(쥐시) 끝(말미末尾)으로 보고 ‘쥐미’라 한 것이 ‘지미’로 변하였다”고 한다.

종달리 ‘고망난 돌’에서 본 지미오롬 봄
▲ 종달리 ‘고망난 돌’에서 본 지미오롬 봄 ⓒ영주일보

우도牛島 역시 정의군에서 종달리와 함께 제주목 좌면으로 분립되어(1872년, 오창명) 별방진(현재 구좌읍 하도리 소재)에 속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우도가 소모양이라 ‘우도牛島’로 말하나 이 역시 견강부회이다. 우도는 정의군에서 볼 때 12지간 시時 중 축시丑時에 해당되기에 축도丑島라 쓰고 ‘소섬’이라 불렸다. 이것을 한자로 ‘우도牛島’라 표기하게 된 것이다.

우도에서 지미오롬을 보면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섬과 같다. 실지로 지미오롬은 해발 165.8m, 비고 160m이니 5.8m 차이가 날 뿐(서쪽 높은 곳의 높이)이다. 실제로 서쪽을 뺀 동남북 세 방향은 바다에 잠겨 있고 주위에 물이 솟아 못‘지池’자를 써서 지미봉池尾峰이라고 불렸었다. 이처럼 물이 나와서 논밭을 일구게 되어 지미봉池尾峰이라고 쓰인 것이다.

어느 날 지미오름에 올라서 두문포 너머로 종다리 바다와 마을을 보니 지미오롬 아래까지 들어찬 갈대밭이 보인다.

물위에둥둥뜬/ 섬아닌/섬// 지미봉품던/잔잔한/바다//저어멀리/물러가/염전
자자손손/가꾸니/문전옥답// 논밭버려/마르니/갈밭이구나// 내어준민물/더불어/짠물
바다를만나제맛을버리니/먼바다너머내친구여강如江이여*,// 그대는지금어디쯤흐르는가?
*여강如江: 사랑하는 친구의 호이다.

문희주 시 「지미봉친구가地尾烽朋友歌」

종다리는 작은 반도인데 반도를 감싸던 바다가 유속을 잃자 소금을 만들다가 논밭이 되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다리 친구들을 ‘종다리 소금바치(소금쟁이)’라 놀렸었다. 그 옛날 논이 없던 마을에선 ‘산디(밭벼)’를 생산하여 귀한 날 곤밥(쌀밥)을 지었지만 붉은 빛 도는 밭벼는 맛이 없었지만 종다리 쌀은 촉촉하고 찰 져서 맛이 있었다.

종달리 바닷가에 해국 피는 지미오롬 가을
▲ 종달리 바닷가에 해국 피는 지미오롬 가을 ⓒ영주일보

지미오름에는 봉화대烽燧臺가 있었으나 흔적 없이 사라져 아쉽다. 역사공부를 위해서라도 복원되어야 할 것이다. 오롬의 동남쪽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나무계단이고 중간에는 쉼팡(앉아 쉴 수 있는 곳)들이 있는데 150m 지점 쉼팡에서 앉아서 동쪽을 향하여 내려다보자.

두문포 항구 너머는 질 푸른 바다가 보이고 우도를 향해 떠나는 도항선(여객선)도 볼 수 있다. 멀리로 ‘좌우도우일출左牛島右日出’ 최고의 풍광을 볼 수 있다. 오후 햇살이 동녘바다를 비출 때쯤에는 은빛 어린魚鱗(고기비늘) 반짝이는 제주 갈치 때들이 일출봉을 향해 헤쳐 가는 듯하다.

정상남쪽을 보면 알오름, 윤드리, 용눈이, ᄃᆞ랑쉬, 아끈ᄃᆞ랑쉬, 높은오름, 동거문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멀리로는 푸른빛 감도는 한라산이 모든 오름들을 품는 듯하다. 등반로를 따라 서쪽을 보면 100여m 쯤 되는 지점에서 북쪽을 보자. 철새 도래지 하도리 창흥동 마을이 보인다. 눈앞에는 북서쪽으로 굽어진 굼부리를 볼 수 있다. 여기서 바다를 보면 좌로는 추자도, 완도, 고흥 일대 섬들과 우측 끝에는 거문도까지 볼 수 있다.

서쪽 입구까지는 야자패드를 따라가게 된다. 서남쪽 둘레 길을 돌아 갈대밭을 지나면 가을에는 구절초, 봄에는 산벗나무 피는 길을 따라 유채꽃이나 흐드러진 메밀밭도 만나게 된다. 가을까지는 동북쪽 둘레 길을 돌아보자. 구럼비 나무숲 그늘진 길을 따라가다 눈이 밝으면 붉게 빛나는 ‘남오미자南五味子’도 볼 수 있다. 더 나가면 참대숲竹林을 지나 늦가을까지는 들국화 향내를 맡으며 주차장에 닫게 된다.

가을서 봄까지는 보랏빛 나비나물 꽃, 붉은 동백꽃, 노란 하귤夏橘도 볼 수 있다. 늦은 봄에는 주홍빛 연산홍 애절한 모습에 홀로인들 좋지 않을까? 종달리 해변에 지미오름은 신의 축복이다. 지미안에서 동녘 밤바다를 바라보고 아침이 올 때는 뜨는 해를 보자. 시간이 나면 두문포에서 배 띄워 우도까지도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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