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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신숙 시인 첫 동시집 《열두 살 해녀》 출간
[신간] 김신숙 시인 첫 동시집 《열두 살 해녀》 출간
  • 양대영 기자
  • 승인 2020.09.0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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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숙 시인의 첫 동시집 "열두 살 해녀" 표지
▲ 김신숙 시인의 첫 동시집 "열두 살 해녀" 표지 ⓒ영주일보

시인으로, 문화기획자로, 작은책방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신숙 시인의 첫 동시집 일하는 할망, 해녀 엄마 이야기 《열두 살 해녀》가 출간됐다.

이 동시집에는 제1부 고사리 물질 들물시: 세계의 해녀_11 가난뱅이_18 한한한 일_20 우도를 떠날 때_22 섬_24 갓물질_26 상군해녀의 말씀_28 바다에서는 바다 손만 잡기로 해_30 숨비소리_32 빗창_34 눈곽_37 문어야, 두고 보자_39 고사리 물질_40 열두 살 해녀_42 정정당당_44 해녀 걸음_46 해녀들의 물 때_48 암전복 숫전복_49 전복을 딸 거야 1_50 전복을 딸 거야 2_52 성게 잡는 법_54 성게 까는 법_56 바다 의자_58 방귀 끼는 거_60

제2부 검멀레 검은 모래 작은 물_64 사라호_66 불꽃대결_68 불꽃여왕_70 물약속_72 뻘싸움_74 홍해삼_76 바릇잡기_78 돼지 잡는 날_80 여름조 가는 날_82 듬북_84 조팟검질_86 쳉빗_88 이랴, 이랴_90 검멀레 검은 모래_92 똥 줍기_93 짠 젖_94 전복잠_96 첫 기억_98 물로 쌓은 바다_102 산호해수욕장_104 왕하르방_106 왕할망 왕하르방_108

제3부 바다 신호등 돌담말_112 아기랑 할망이랑_114 중학교는 마당에만 갔다 왔다_116 엄마가 하는 말_118 바다 신호등_120 초등학교 소풍_122 중학교 소풍_124 공표 뽑기_126 운동회_129 욕은 언니_130 세화장_131 등대까지 함께_132 섬 도둑_134 동네 한 바퀴_136 시험 문제_138 일등해녀_140 뿔소라_142 보리쌀 주머니_145 소라똥_146 물꾸럭_148 애벌레야, 반가워_149 띠동갑_150 우도 아이들_152 외할머니의 길_154

제4부 상군해녀와 똥군해녀 찰싹_158 옛날 치료_160 상비약_162 감태 불턱_164 겨울 노을이 따뜻한 까닭_166 개역_167 우미_168 돌깅이 반찬_170 고메기_172 게석_174 상군해녀와 똥군해녀_176 보름달_178 부자 생각_180 꽃 구경_182 이 빠진 날_184 모래 귀_186 할망바당_188 도깨비불 1_190 도깨비불 2_192 도깨비불 3(제주어)_194 도깨비불 3(서울말)_195 지집아이들이 집에도 가지 안 헹(제주어)_196 계집애들이 집에도 가지 않고 (서울말)_198 날물시: 숨빛소리_200 발문: 해녀가 될래요(김진철)_202 가 실려잇다.

우도에서 태어나 열두 살에 해녀가 된 어머니의 구술을 바탕으로 지은 93편의 시가 담겨 있다.

김신숙 시인은 기억이 가물가물한 해녀 할머니 이야기가 너무 귀해서 들려주신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 부분이 많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동시 속에는 실제 경험에서 나온 생생한 이야기와 입말이 주는 정감이 가득하다.

해녀 할머니의 고향이자 처음 물질을 배운 우도의 비양도를 배경으로 1950-60년대 제주 해녀의 생활사가 펼쳐지고 물질과 마을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무엇보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본 해녀의 삶이 때로는 애잔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그려지고, 해녀문화가 다음 세대에게 어떤 가치로 이어져야 하는지 고민해보게 한다.

발문을 쓴 김진철 작가는 “제주바다를 사랑한 열두 살 해녀의 기억은 제주의 기억이자 우리의 기억”이라며 이 동시집의 의미를 ‘기억의 전승’에서 찾았다.
이 동시집은 ‘일하는 할망’ 시리즈의 첫 책이기도 한데, “자연이 가득한 곳에서 자란 할머니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들려”줌으로써 “어린이들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

<김신숙 시인의 말> 

# 수평선을 반듯하게 펼치는 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났어요. 스모루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어요. 숲에 노루가 많아서 또는 오르막길 끝에 있는 마을이라 오르려면 숨이 마른다 해서 ‘스모루’라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작은 마을이에요.

열 가구 정도가 모여 사는 마을에서 바닷가와 가장 가까운 집에 살았어요. 그래서 바다로 가는 길이 우리 집 마당 같았지요. 정숙, 영숙, 희숙, 신숙 그리고 막내아들을 낳은 기동과 옥희 부부 사이 넷째 딸로 태어났어요.

아버지는 어린 시절 꿈이 시인이었어요. 나무들은 촛불처럼 자신을 녹이며 불같은 꽃과 열매를 피우는 것이라 내게 말했어요. 멋진 말을 많이 해서 어른이 되면 시인이 되고 싶었어요. 그리고 시인이 되었어요. 깜깜한 곳을 밝히는 촛불 닮은 시인이 되고 싶어요.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어요. 마음이 밝은 사람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한다는 걸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책장을 걷으며 깨달았지요. 어른이 되어서도 책이 좋아 서귀포에서 시집만 파는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남편과 살고, 작은도서관에서 책들을 반듯하게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고향에서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일은 깊은 밤 아무도 모르게 바다를 건너가, 수평선을 반듯하게 펼치고 오는 일이에요.

서귀포는 수평선이 가득해요. 수평선 너머 세상을 상상하느라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았어요. 유리병 속에 편지를 담아 바다로 가 멀리 던져 보기도 했어요. 파도처럼 마음이 빨리 자라 아무 곳에나 시원하게 가 닿고 싶었어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쓰는 게 즐거워요.

지난 여름과 겨울 사이에 들은 해녀 옥희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동시집으로 엮어 봅니다. 칠순이 넘은 우리 엄마, 무엇을 또 낳은 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

<작가 소개>

# 김신숙 시인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나 자랐고, 동시와 동화를 씁니다. “용용 살겠지”, “허운데기”, “왕바농꽃바농”, “영주산 프러포즈”, “무지개새를 찾아서” 등의 스토리텔링 동화를 지었습니다. 시집 《우리는 한쪽 밤에서 잠을 자고》를 펴냈습니다. 서귀포에서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박들 작가(그림)
사계절 꽃 피고 바람 좋은 제주도에 내려와서 멍멍이와 냥냥이와 버렝이와 검질과 함께 지냅니다. 그림과 생태적 삶으로 만든 뫼비우스 띠 안에서 도는 중입니다. 아직 육지것의 눈으로 보는 제주 풍경을 게으르게 그리며 살고 있습니다.

글 김신숙 / 그림 박들 / 170*230 / 216쪽 / 15,000원 / 979-11-90482-23-3 (73810) / 한그루 / 2020. 8. 27.

 

해녀 걸음
 

반듯해야지

하늘하고
바다를
나눈 것처럼

반듯한 마음으로 걸어야 해

푸른 수평선을 바라봐
반듯하지

빗창처럼
반듯하게 몸을 세워야 해

정신을 차렷 해야 해

금방 본 바닷속 물건을
한번에 딱 떼내야 해

똑바로 걸어야 해
반듯하게 걸어야 해

매일 말씀하시는 우리 엄마
너무 오래 물질하면

비틀비틀 걸어오던 해녀 엄마

 

짠 젖
 

어머니가 제주 떠나 원정물질 갔을 때
젖먹이니까 나를 데리고 갔겠지

젖 물려줄 엄마가 없으면 아기들은 살 수가 없잖아
기억나, 나는 걷지도 못하는 아기야

어머니가 나를 나무에 천 배로 똘똘 묶어서
저 멀리 바다로 가 물질했던 거 기억나

내가 왕왕 울고 있으니까
머리 하양한 할머니가 옆에서
더 울라 더 울라 약 올리던 거 기억나

늙어서 잘 걷지 못하는 할머니가
나무에 묶어 놓은 나를 돌보고 있었어

가끔 바다에서 나온 엄마가
짠 젖을 물리고 갔겠지

아마도 나를 봐주던 힘없는 할머니도

아기 눈물이 묻은 건지
엄마 눈물이 묻은 건지

엄마가 잡아 온 짠 물이 싱싱한
해산물을 얻어갔겠지

 

김신숙 시인의  『해녀 걸음』 , 『짠 젖』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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