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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경훈 시인, 시집복간 프로젝트 리본시선 2 “운동부족” 발간
[신간] 김경훈 시인, 시집복간 프로젝트 리본시선 2 “운동부족” 발간
  • 양대영 기자
  • 승인 2020.09.02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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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옷서점×한그루 시집 복간 프로젝트 ‘리본시선’ 두 번째 시집
김경훈 시인, 시집복간 프로젝트 리본시선 2 “운동부족” 표지
▲ 김경훈 시인, 시집복간 프로젝트 리본시선 2 “운동부족” 표지 ⓒ영주일보

시집 전문서점 시옷서점과 한그루 출판사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발간하는 시집 복간 프로젝트 ‘리본시선’의 두 번째 시집이 나왔다.

1992년 지역출판문화운동의 일환으로 펴냈던 강덕환 시인의 “생말타기”가 지난 2018년 리본시선 첫 번째 시집으로 발간된 바 있다. 이번에는 1993년 발간된 김경훈 시인의 ‘운동부족’이 새 옷을 입고 복간되었다.

초판 시집은 4부 46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덕구’ ‘재일조선인’ ‘강정’ 등을 소재로 최근 발표했던 시 12편을 덧붙여 총 5부 58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1부> 바다에서 14 / 새해를 맞으며 15 / 新 사랑가 16 / 억새 17 / 詩 18 / 너에게 19 / 사랑의 이름으로 21 / 아내의 눈물 23 / 그대가 온다 24 / 아, 민주정부 25 / K선생님께 26 / 우리 동네 홍씨 28 / 발에 대하여 30 / 다시 바다에서 31

<2부>지렁이 35 / 겨울모기 36 / 게의 변명 37 / 거미 38 / 똥개가 포인터에게 39 / 기실린 도새기가 도라맨 도새기에게 40 / 이虱 41 / 도마뱀 42 / 개미 43 / 개똥벌레 44 / 별주부 傳 45 / 일본 뇌염에 걸리지 않는 방법 46 / 소牛 혹은 소까이疏開 48 / 군집群集 50

<3부>분부사룀 54 / 한라산 전사의 마지막 노래 57 / 우리들의 땅 58 / 死點dead point 59 / 암癌 61 / 매립된 사랑, 피어나는 폐허 63 / 실습일지 65 / 눈眼 68 / 그들을 위해서라면 70 / 그들에게 차라리 아편보다는 독약을 주어라 73 / 운동부족·1 76 / 운동부족·2 77 / 운동부족·3 79 / 운동부족·4 81

<4부>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84 / 꿈 88 / 新 해방가 93 / 어느 해 봄의 기록 103

<5부>이덕구 산전 117 / 오미자 118 / 삽질 119 / 여뀌와 대우리 120 / 재일 조선인 4세 소녀에게 121 / 아픔을 잇고 기억을 나누는 바느질 집 124 / 개민들레 126 / 멸망의 지름길로 제 무덤을 파리라 127 / 새해부터는 129 / 지금은, 강정에서 132 / 악연 134 / 의義135

<발문> 광대시인 혹은 시인광대, 김경훈_김수열(시인) 139
<해설> ‘김경훈’이라는 송곳의 시작_김동현(문학평론가) 146

1993년 김수열 시인의 발문에 덧붙여 2020년에는 김동현 문학평론가의 해설을 실었다.

27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감수성으로 무장하여 현장에 서 있는 시인을 두고 김수열 시인은 ‘광대시인’, 김동현 평론가는 ‘송곳’이라 칭한다. 특히 김 시인은 강정해군기지 반대운동의 한복판에서 온몸으로 시를 써왔는데, “몸을 아프게 찌르는 자성의 송곳이자, 세상을 찌르는 각성의 송곳”으로서 ‘운동부족’은 여전히 세상에 유효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 난개발, 불평등한 사회구조, 제주4·3 등 첨예한 사회적 이슈 앞에서 시인은 에둘러 가지 않고 시를 실천한다. 이 꾸준한 ‘운동’이 긴 시간을 관통하여 던지는 외침에 많은 이들이 응답하고 동참하기를 바라며 일독을 권한다.

김경훈은 시인은 1962년 제주시 조천에서 태어났다.

대학 시절 문학동아리 ‘신세대’와 ‘풀잎소리 문학동인’ 활동을 하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87년 6월항쟁 이후 제주문화운동협의회의 제주청년문학회와 마당극 단체인 ‘놀이패 한라산’에서 활동했다. 지금은 제주작가회의에서 10년 이상 자유실천위원회 일을 하고 있다.

1992년 《통일문학통일예술》 창간호에 시 〈분부사룀〉을 발표했다.

1993년 첫 시집으로 《운동부족》을 상재한 이후, 《삼돌이네 집》,《한라산의 겨울》, 《고운 아이 다 죽고, 《우아한 막창》, 《눈물 밥 한숨 잉걸》, 《한라산의 겨울》, 《강정木시》, 《그날 우리는 하늘을 보았다》, 《까마귀가 전하는 말》 등을 펴냈다.

산문집으로 《낭푼밥 공동체》가 있고, 마당극 대본집으로 《살짜기 옵서예》와 《소옥의 노래》가 있으며, 제주4·3 라디오 드라마 시나리오를 묶은 《한라산》이 있다. 제주 강정의 해군기지 문제를 다룬 문편 《돌멩이 하나 꽃 한 송이도》와 《강정은 4·3이다》를 출간했다.

같이 쓴 책으로 《제주4·3유적지 기행–잃어버린 마을을 찾아서》(학민사), 《무덤에서 살아온 4·3수형자들》(역사비평사), 《4·3문학지도Ⅰ·Ⅱ》(제주민예총), 《그늘 속의 4·3》(선인), 《돌아보면 그가 있었네》(제주작가회의) 등이 있다. kimkh4597@hanmail.net

김경훈 시인은 <1993년 자서>에서

나의 시들을
고통받는 사람들과
고통을 근절시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그리고
내 아내와 예쁜 딸 소영에게 바친다.

또 <2020년 자서>에서는

27년이 지났다.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고
고통을 근절시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남아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운동을 떠나
갔다.
혹은 다른 길로 혹은 전향하기도 하고
혹은 먼저 세상을 뜨기도 하였다.
한번 간 사람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진짜로 남는다는 것은
자신을 온전히 버리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까지 남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 아닐까.
지극히 부족한 운동으로도 나는,
후배들의 각별한 수고에
어쭙잖게 기록을 또 하나 남긴다. 고 쓰고 있다.

김동윤 문학평론가,제주대 교수) <추천사>

경훈 형은 언제나 현장의 복판에서 시를 실천한다. 그러면서도 ‘운동부족’이라고 자신을 혹독하게 다그친다. ‘게으른 방관자’로서 ‘그저 적당히’ 가끔씩 ‘느슨한 세포분열’을 하면서 ‘미지근한 싸움’ 정도만 겨우 시늉하는 나로서는 부끄러울 따름이다. 다시금 읽는 형의 시는 삼십 년 세월에도 변함없이 푸르뎅뎅하다.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펄떡인다. 교조적 관념이나 허튼 수사를 멀리하고 생활 속에서 뚝심 있게 불러온 온몸의 노래였기 때문이다. 60을 눈앞에 두고도 언제나 탄탄한 청년인 형에게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택훈 시인 <추천사>

제주에도 저항 시인이 있다. 강덕환과 김경훈. 시인 강덕환이 윤동주라면 시인 김경훈은 이육사를 닮았다. 그는 인민유격대장 이덕구 평전을 쓰겠다고 오래전부터 포부를 밝혔는데, 지금은 이 시대의 이덕구처럼 살고 있다. 연극도 해서 배우 최민식을 닮기도 했지만, 그는 시인이기에 시로 투쟁한다. 〈한라산 전사의 마지막 노래〉는 마지막 전사의 마음으로 시를 쓰겠다는 각오다. 이 시집은 어느 아나키스트 시인의 반성문이 아니다. 나 자신부터 거듭나는 몸의 정신으로 정의를 말하겠다는 다짐의 기록이다. 그의 시들이 증언이 되어 시의 진정성을 부여한다. 이 시집을 읽으려거든 가능하면 그의 육성을 들어보고 그 목소리를 연상하며 읽기를 바란다. 그러면 시는 햇볕에 그을린 낯빛으로 맑은 눈빛을 보여줄 것이다.

글 김경훈 / 130*225 / 160쪽 / 9,000원 / 979-11-90482-24-0 (03810) / 한그루 / 2020. 9. 4.

<도서문의>

시옷서점=서귀포시 막동산로 19 / 대표 현택훈 010-4521-2592 facebook.com/siotbooks

한그루=제주시 복지로1길 21 / 064-723-7580 / 담당자 김지희 010-2697-4806 onetreebook.com / onetreebook@daum.net
 

운동부족 2

그저 적당히
비판당하지 않을 만큼만 적당히 비판하고
매 안 맞을 만큼만 적당히 개기고
잡혀가지 않을 만큼만 적당히 투쟁을 외치고
그래서 적당히
살도 찌고 배도 나오고 얼굴에 적당히 개기름도 흐르고
그래서 적당히 살림도 차리고 적당히 아이도 기르고
그렇게 적당히 여유도 있고
그렇게 적당히 부족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적당치 않아 보이는 것들에 대해
적당히 아주 적당히
경멸하고, 두려워하기도 하고 적당히
동정하고, 비웃기도 하면서
피 찰찰 흐르는 고민은 항상 시간이 없고
땀 팡팡 나는 실천은 항상 딴 사람 몫이고
그리하여 마땅히 적당한 때
적당한 곳에서 적당히 꽃피는
아름다운 환상 속에서 적당히 아주
아주 적당히
살해되고 아주 흔적도 없이 적당히 버려지는
그런 적당한 사회에
적당한 인간으로
적당히 길들여지는 적당한 법칙 안에 적당히
적응하는 그래서 동물적인
그래서 적당한 당신은
 

새해를 맞으며

어둠이 빛을 이기는 시대에는
마지막 타다 남은
한 점 불꽃이라도 키워야 한다 다만
이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하여
더 큰 사랑으로 보복하기 위하여

김경훈 시인의 『운동부족 2』 , 『새해를 맞으며』 전문

□기사팁=리본(Ribbon; Reborn)

리본시선은 절판된 시집에 새 옷을 입혀 되살리는 복간 시선입니다. 의미 있는 시집들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시집 전문 시옷서점과 한그루가 마음을 모았습니다. 리본시선은 좋은 시집이라면 언젠가는 다시 돌아온다는 믿음으로 시집의 귀환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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