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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영 시조집 《미역짐 지고 오신 바다》 출간
고혜영 시조집 《미역짐 지고 오신 바다》 출간
  • 서보기 기자
  • 승인 2020.11.0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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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 짐 지고 오신 바다_표지
▲ 미역 짐 지고 오신 바다_표지 ⓒ영주일보

젊은시조문학회에서 홛동하고 있는 고혜영 시인의 신작 시조집이 출간됐다.

2020년 해녀문화 우수예술창작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고향 바다와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제주해녀의 삶을 그려냈다.

총 4부에 걸쳐 72편의 시를 담았다. 1부 고향(바람의 언덕)에서는 제주의 동쪽 바닷가 마을인 신양 마을과 섭지코지, 일출봉 등 유년의 바다가 펼쳐진다. 2부 어머니(구덕 속에 크는 바다)는 일흔 해 동안 바닷속에서 눈을 뜨고 있어 세상이 다 보인다는 아흔 살 해녀 어머니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3부 바다(바람을 제 편에 두고)에서는 제주바다를 터전으로 삼고 살았던 사람들의 소박하면서도 정감 어린 삶을 그려냈다. 4부 나(나도 해초였구나)는 유년의 바다와 해녀 어머니의 지난한 물질을 삶의 밑천으로 삼아 시를 쓰며 살아가는 저자의 삶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해설을 쓴 고정국 시인은 “제주 시인들은 바다 앞에만 서면 아가미와 지느러미가 벌름거리기 시작합니다. 바다가 이처럼 문학의 해방구이면서 또 하나 방황의 시발점이라 했을 때, 사시사철 제주 바다라는 허용치 안에서 자맥질해야 하는 고혜영 시인의 시어에는 남다른 애향심과 가족애가 있습니다. 어머니가 섭지코지 물밑으로 들어가 바위 밑을 샅샅이 뒤지며 자연의 선물을 찾아냈듯이, 이제 그 여식인 고혜영 시인이 대를 이어 세상 바다에서 진주 빛 시조의 자맥질이 한창입니다.”라고 평했다.

시인은 이 시집을 아흔 살 해녀 어머니께 바친다고 전했다. 삶의 양식이 될 미역 짐을 지고 딸의 마당으로 들어서는 시인의 어머니뿐만 아니라 바닷속에서 가쁜 숨을 고르며 가족의 삶을 내일로 이어준 모든 해녀들에게 헌정하는 시집이다.

<작가 소개>

고혜영

1958년 어머니 원정 물질 갔던 부산 기장에서 태어났다. 서너 살 때 부터 성산읍 신양마을에서 자라 고등학교를 마쳤다. 결혼 후 직장생활하면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30년간 농협 직원으로 근무, 농협중앙회 NH농협은행 지점장으로 은퇴하고 틈틈이 문학공부를 하면서 2016년 한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하나씩 지워져 간다』, 8여 년의 제주 중산간 마을을 기록한 두 권의 사진 단행본 『제주시 중산간 마을』(공저)과 『서귀포시 중산간 마을』(공저)이 있다. 현재 사진과 글로 제주를 기록하는 일과 글 쓰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hyko9220@naver.com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고향_바람의 언덕

내 사랑 섭지코지 / 내 고향 신양 마을 / 동제주 봉천수가 / 순비기 놀던 바다 / 바다 출석부 / 성산포 쑥부쟁이 / 소라처럼 / 마파람에 실려 온 / 샛바람 / 마늘꽃 –그때 그 섭지바다 / 바다 내음 젖 내음 / 일출봉 앞섶 마을 / 바람의 언덕 / 일출봉 방아깨비 / 태풍 부는 날 / 백중

제2부 어머니_구덕 속에 크는 바다

아흔의 봄 / 장대 건져 올린 바다 / 먼 길 돌고 돌아 / 구덕 속에 크는 바다 / 미역 꽃 –어버이날 / 이모 / 순비기 생애 / 좌판 펴는 바다 / 미숫가루 말투 / 미역 짐 지고 오신 바다 / 파마머리 / 바다 사투리 -‘해녀’ 세계문화유산 등재 / 휘파람새 / 어버이날 -휘파람새 2 / 울 어머니 / 어머니와 미역줄 / 가을 바다 / 순비기 꽃 / 바다 주름살 / 연꽃으로 오셨네

제3부 바다_바람을 제 편에 두고

바다도 속을 비울 땐 / 음표 달고 우는 바다 / 백중 불란지 / 바당도 할락산치룩 / 바람을 제 편에 두고 / 바다에 금줄을 걸고 / 바다도 돌아눕고 / 바다 패랭이꽃 / 고모님의 헤어스타일 / 조간대 바릇잡이 / 파도가 지난 자리 / 바다의 삶 / 일출봉 꼬박꼬박 / 가리비 / 꽃의 길 / 환해장성

제4부 나_나도 해초였구나

나도 해초였구나 / 맨발의 바다 / 신양리 노을 / 산통 그칠 날이 없는 / 유턴 길 / 유년의 구덕 / 바다의 트라우마 / 바다 나이 육십 세 / 신양리 바위섬 / 꽁치 다섯 마리 / 서울에 미역줄 달고 / 유월 바다 / 비파 익을 때 / 부처님 오신 날에 / 어머니 바다 / 조팝꽃 필 때 / 멜 장수 / 휘파람새 3 / 신양리 귀뚜라미 / 가을비 / 서울에 펼친 바다 / 돌아온 휘파람새 / 쑥부쟁이의 노래

해설 ┃ 삼장 육구 내재율로 넘실대는 어머니의 바다 (고정국)

<시인의 말>

해녀의 품에서 자라 다시 바다로 왔습니다.
몸을 낮춰야만 생존할 수 있는 이곳 풀꽃들
마늘꽃, 쑥부쟁이, 순비기꽃 등이 섭지코지 바위틈에서 자란답니다.
마늘꽃이 피면 하얀 물적삼 입은 해녀들이 미역 따는 소리가 들립니다.
샛바람 불면 올림이 건지는 어머니 뒷모습이 보입니다.
휘파람새 노래에 해녀들 숨비소리를 듣습니다.
짭짤한 미역 향기로 고달팠던 추억을 더듬기도 합니다.
“숨비역 숨 허는 바당”
3년 전 아흔의 어머니는 칠십 년의 물질생활을 은퇴하셨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 섭지 바다가 삼장 육구 시조 정형률로
이 여식의 가슴에 울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때를 맞추어
제주해녀문화가 마침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됐습니다.
어머니가 그 중심에 서 계심이 자랑스럽습니다.
모처럼, 시조라는 문학 장르를 통해
어머니 삶 더 나아가 해녀들의 삶을 노래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수록 시>

미역 짐 지고 오신 바다

새벽부터 미역 짐 지고 큰딸 집에 오신 바다
여섯 시 삼십 분 출발 버스 타고 오신 바다
팔십 생 바다 양식을
툇마루에 내린다

내일이면 어버이날 미리 챙겨 오신 바다
일 년에 꼭 한 번은 대접받고 싶다시는…
몇 날을 바다에 나가
미역 줄기 땄을 거

어머니의 바다 밭은 일곱 식솔 창고란다
소라전복미역 따서 자식 공부시킨 바다
성산포 섭지 바당에
노을빛이 더 붉다
 

도서문의: 한그루 // 전화 064-723-7580 블로그 onetreebook.com
글 고혜영 / 125*185 / 128쪽 / 12,000원 / 979-11-90482-30-1 (03810) / 한그루 / 2020.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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