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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롬이야기](46) 정의군에서 뒤굽은이오롬 좌측에 궁댕이를 내민 궁디오롬(궁대오름)
[오롬이야기](46) 정의군에서 뒤굽은이오롬 좌측에 궁댕이를 내민 궁디오롬(궁대오름)
  • 영주일보
  • 승인 2020.11.2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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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주 오롬연구가·JDC오롬메니저
◇새롭게 밝히는 제주오롬 이야기
남에서 본 궁디오롬의 가을
▲ 남에서 본 궁디오롬의 가을 ⓒ영주일보

궁디(궁대)오롬은 성산읍 수산리의 뒤굽은이오롬 길 건너 동남쪽에 위치하여 있다. 궁디오롬은 제주시 번영로에서>좌회전, 비지림로를 타고 1킬로 못되게 북동으로 내려오다가 삼거리에서>우회전 하면(동쪽) 금백조로에 이른다. 금백조로에서 개여기(백약이)-좌보미오롬을 지나서 반 킬로 안 되어 로타리를 만난다. 로타리 남동쪽은 뒤굽은이, 북쪽으로는 도랑쉬, 높은오롬, 서쪽으로는 좌보미, 개여기(백약이), 남쪽으로는 영ᄆᆞ루(영주산) 등으로 둘러싸여있다.

궁디오롬은 성산읍 수산리 4711번지에 소재하는데 해발238.8m, 비고는 54m이다. 이 오롬은 제주자치도가 관리하는 제주자연생태공원인데 가까이서 자연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특히 국가지정문화재관리단체인 사단법인 조류보호협회가 천연기념물인 야생조류보호센타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노루사양장도 있는데 나뭇잎을 주면 염소새끼들처럼 뛰어와 먹는다. 성산읍 22개 오롬 중에는 청소년야영장이 있는 모고리오롬과 더불어 제일 잘 가꾸어진 곳이다.

궁디오롬 현재의 입구가 만들어 지기 전, 남동쪽 길로는 야생 그대로였다. 제주나무들과 잡목 숲 속에 피어나던 산벗나무는 신선했지만 가시덤불을 헤치고 오르니 편백나무가 줄지어선 조림지다. 편백나무의 특성상 독성-피톤치드가 과하게 분비되어서 그러는지-그 아래는 다른 초목이 자라지 못한다. 그러나 2020년 10월, 금백조로상 수산리 첫 번째 로타리에서 남동쪽 길을 따라가다가 좌회전하면 북쪽으로는 2020년 10월에 문 연 공원 내 탐방로가 있다.

궁디오롬의 탐방로
▲ 궁디오롬의 탐방로 ⓒ영주일보

공원건물과 야생조류, 노루방목장을 끼고 나가면 궁디오롬으로 가는 탐방로가 나타난다. 탐방로 좌우에는 제주산딸나무를 심고 철망까지 둘렀는데 제대로 자랄지 모르겠다. 산딸나무들이 노랗고 발갛게 물 드는데 그 아래로는 제철을 맞은 보랏빛 꽃향유와 엉컹퀴, 노란빛 미역취와 하얗게 피어나 손 흔드는 억새들이 조화롭게 피어나 한껏 가을의 절정을 더한다.

이제까지 궁디오롬은 활(궁弓)져서 띠(대帶)를 이루고 있다하여 ‘궁대弓帶오롬’이라 했다는데 어떤 이는 “산등성마루가 구부러졌음을 이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자의 뜻을 따라 풀어볼 수밖에 없다”고 하나 아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오롬을 표기할 때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였다. 하나는 ➀음역音譯이고 또 하나는 ➁의역意譯이다. 그 예로 구좌읍 송당리 아부오롬의 음역은 아부亞夫이고, 의역은 전악前岳이다.

선인들은 오롬을 음역하여 한자를 표기 할 때 가능하면 그 모양을 감안하거나 스토리를 차용하였다. 그 예로는 전혀 본뜻과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낸 경우는 도랑쉬→月郞峰이나 윤드리→隱月峰의 경우 등이다. 그렇다면 ‘궁대오롬’의 본디 제주어는 무엇일까? 필자는 궁대오롬은 본디 ‘궁댕이’였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성읍에서 볼 때 ‘뒤굽은이’ 좌쪽으로 내민 ‘궁댕이’를 보고 ‘뒤굽은궁댕이’라 하거나 두 개를 분리해서 ‘뒤굽은이’와 ‘궁댕이’라 불렀을 것 같다.

궁디오롬의 전망대
▲ 궁디오롬의 전망대 ⓒ영주일보

그렇다면, 어찌해서 ‘궁댕이’가 ‘궁대弓帶’로 되었을까? 뒤굽은이를 후곡악後曲岳이라 한 것은 의역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모양을 보고 글자를 찾았을 것이다. 그런데 ➀‘궁대弓帶’오롬도 모양을 감안하였지만 음역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 해안에 아주 많은 특산나무들 중 ‘돈나무’가 있다. 우리가 어렸을 적만 해도 ‘돈나무’라 하지 않고 ‘똥낭’이라 불렀다.

사실 돈나무 향기는 천리향보다 더 짙은데 열매마저 발갛게 이쁘나 배고픈 제주 사람들은 파리를 불러들이니 ‘똥낭’, ‘먹을 수도 없는 똥 같은 열매’라서 불명예스럽게 ‘똥낭’이라 불렸다. 그러나 유식한 사람들이 이 나무를 등재할 때 차마 ‘똥나무’라 쓸 수 없어서 순화하여 ‘돈나무’라 한 것 같이 ‘궁댕이’라 쓰기가 남사스러우니 음역도 비슷하여 ‘궁대악弓帶岳’이라 한 것 같다. 그래서 ‘궁자弓字’처럼 구불구불하다고 추측해보나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희롱하는 말이 아니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옛 사람들은 여자의 뒤태를 일컬어 세 가지로 나누어 말하였다. ➀결혼 전의 아가씨는 ‘꽃방芳’자를 써서 ‘방디’, ➁결혼한 부인은 언제나 신랑을 만난다고 ‘엉디’, ➂남편을 잃은 과부는 ‘궁색할 궁窮’자를 써서 ‘궁디’라고 하였다-만주(일부 경상도)에서는 현재도 그렇게 사용한다-‘궁디오롬’이라는 말은 고량부 3성에 의하여 만주에서 가져 온 오래된 제주어이다. 아마도 이 오롬 모양이 좀 더 볼록하였다면 ‘방디오롬’이라 했을지 모른다. 궁디오롬의 남서쪽은 길게 둘려 있는데 거기에 ‘성산읍공설묘지’가 있다. 그런데 성읍 쪽에서 보면 그 머리가 높지 않게 퍼져 누워 있어서 ‘궁디’라 할만하다.

수산에서 본 궁디오롬의 여름
▲ 수산에서 본 궁디오롬의 여름 ⓒ영주일보

궁디오롬 굼부리는 백록담처럼 산상에 있는 것도 아니고, ‘교래리산굼부리’같이 크게 파이지도 않아 평지 같은데 굼부리(분화구)라 하기엔 무색하다. 그런데 그 중에 조그만 알오롬 하나가 있어서 이중화산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알오롬이라 하기엔 궁색하나 어쩌든 이런 몇 가지 화산활동이 있어서 궁디오롬을 복합오롬(화산)으로 분류한 것은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북쪽에서 보면 북서쪽으로 펼쳐져 있는 굼부리 모양을 볼 수 있다.

제주오롬들의 화산활동은 몇 만 년 전이고 극소수인 굴미오롬, 비양도 등은 천년 미만의 것도 있다. 하지만 부지런한 제주 사람들이 ➀사냥터로 사용하던 땅들이 ➁몽고마가 유입되며 목초지로 이용되다가 ➂조금 더 식량이 필요해지자 농사를 짓다가 ➃다시 일손은 딸리고 육지부에서 식량이 들어오면서 휴경지로 있다가 ➄지금은 다시 목초지로 변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러는 동안 낮은 오롬들은 이런 사유로 침식되며 차츰 본디 모양을 잃고 있다.

➅이제부터라도 우리 할 일은 생태-역사-보존-기록하고 물려주는 게 마지막 사명이라 여긴다. 문제는 국유지나 시유지가 아니고 많은 경우 개인 소유로 있어서 아무렇게 회손 할지라도 법적으로 제제할 방법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제주도의 오롬과 곳자왈의 보호를 위해서는 국가나 지방정부가 이를 빨리 매입-연구-발전-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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